구름 속을 거니는 듯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포도밭의 멋진 배경이 펼쳐지는 그림 같은 영화입니다.
줄거리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참전용사였던 폴(키아누리브스)은 자신을 기다려줄 아내를 생각하며 길을 재촉했습니다. 폴은 그녀를 만난 지 고작 3일이 전부였지만, 힘든 4년의 시간을 버티게 해 준 건 그가 그녀와 앞으로 꾸려나갈 행복한 가정의 모습이었습니다. 돌아오는 소식을 편지를 통해 미리 알렸다는 폴의 말에 베티(그의 아내)는 전쟁과 죽음으로 가득한 편지들을 차마 읽을 자신이 없었다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후 그가 숨 돌릴 틈도 없이 베티는 그녀가 정해둔 폴의 새 직장(초콜릿 판매)에 대해 설명을 늘어놓았습니다. 폴은 자신의 이상을 이야기하며 그 일을 거절하지만 먹고 살아갈 일이 전부인 베티에게 그의 이상은 중요치 않습니다. 폴은 결국 초콜릿을 팔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열차에 올라탄 그는 어려움에 빠진 빅토리아(아이타나 산체스 지온)를 도우려다 그녀가 그의 옷에 토하는 봉변을 당하고 맙니다. 기차에서 그는 옷을 대충 빨고 다른 옷으로 갈아입은 뒤 자리로 돌아와 잠시 잠이 듭니다. 그가 잠든 사이에 꿈을 꾸는데 그의 꿈은 온통 아픔의 기억들로 가득합니다. 기차에서 내린 그는 겨우 올라탄 버스에서 그녀와 다시 마주칩니다. 그녀는 그때 그에게 사과를 하고 폴은 사과를 받아들입니다. 그때 버스에서 남자들의 그녀에게 괴롭히는 상황에 폴은 한 번 더 그녀를 도와줍니다. 결국 폴은 버스에서 강제로 내리게 되고 길을 걷다 다시 그녀를 마주칩니다. 그녀는 자신의 집 근처에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울고 있다가 그를 다시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녀는 폴이 통성명을 하자 눈물과 함께 자신의 사정을 털어놓게 됩니다. 임신한 후 그녀는 연인에게 버림받았고 명예를 중요시하는 아버지가 두려워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폴은 결국 그녀에게 당분간만 그녀의 약혼자가 되어주기로 합니다. 빅토리아의 말처럼 매우 거칠고 보수적인 그녀의 아버지는 폴에 대한 적대심을 감추지 못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버지를 제외한 모든 그녀의 가족들이 빅토리아의 선택을 응원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스페인에서 멕시코로 건너와 3대가 살고 있으며 광대한 포도 농장을 운영하며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었는데 폴이 고아라는 말에 그의 가족들은 그에게 실망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대놓고 폴을 조롱하고 빅토리아는 자신 때문에 비난받는 폴을 감싸줍니다. 폴은 그녀의 아버지에게 받는 비난보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기꺼이 안방을 내어주는 그녀의 어머니의 배려에 두 사람은 난처해집니다. 지혜로운 어머니는 딸을 위해 남편을 설득하고 알베르토(아버지)는 딸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하러 와서 두 사람의 이상함을 눈치챕니다. 새벽에 위급한 종이 울려서 그들이 나가보니 서리가 내려 얼어버린 포도송이를 녹여서 살려내야 하는 비상사태입니다. 포도밭에서 둘은 서로에게 끌리지만 다음날 폴은 약속한 대로 그녀에게 작별인사를 나눕니다. 하지만 곧 그녀의 할아버지에게 붙잡히고 얼떨결에 그를 따라 산책길에 나섭니다. 손녀사위인 폴이 마음에 들었던 그녀의 할아버지(돈페드로)는 포도농장의 긴 역사에 대해 들려줍니다. 그러면서 그가 가족이니 더 이상 고아가 아님을 말해줍니다. 그는 할아버지의 따뜻함에 마음을 바꾸어 포도 수확이 있을 오늘 하루만 더 머물다 가기로 결심합니다. 떠난 줄 알았던 그가 돌아오자 빅토리아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합니다. 일손을 돕기 위해 그녀의 남동생까지 집에 돌아와 본격적인 포도 수확이 시작됩니다. 처음엔 포도를 수확하는 게 조금 서툴렀지만 폴은 이내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고 아버지(알베르토)가 그를 의식하며 어느새 분위기는 두 사람의 대결로 이어집니다. 포도 수확이 끝나고 와인을 만드는 축제가 벌어지며 둘은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며 이성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영화 평가
멕시코의 영화감독 알폰소 아라우는 "예술은 현실에서 꾸는 꿈이다."라고 말했다. 알폰소 아라우는 1992년에 제작된 멕시코영화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Como Agua Para Chocolate)을 통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감독이다. 1970년 <맨발의 독수리>로 데뷔하고 많은 작품을 연출하지 않았지만,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현하면서 멕시코의 정치나 사회문제 등을 풍자하는 영화를 만들어 냈다. 그런 그가 매혹적인 분위기의 포도밭에서 꿈결 같은 장면을 연출하여 매우 우아한 느낌을 나타냈다. 이 분위기에 와인을 마신 것처럼 흠뻑 취하고픈 영화다. 남자주인공 역을 맡은 키아누리브스는 특유의 순진한 이미지를 잘 나타내며 어색할뻔한 장면도 무사히 넘어가게 된다. 여주인공 역을 맡은 아이타나 산체스는 꽤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녀의 가족들 역을 맡은 베테랑들이 연기가 탄탄히 뒷받침되어 있어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준다. 베티역을 맡은 데브라 메싱은 나중에 스타덤에 오르는 데브라 메싱이 맡았는데 유명해지기 전 모습을 보니 반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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